아론의 이적과 이스라엘 백성의 즉흥적 반응 (출 4장 마지막 부분)

1. 이 포스트에서는 두 가지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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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이스라엘 역사에서 아론의 중요성이다. 이스라엘의 전무후무한 지도자 모세는 이스라엘 역사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진 인물이다. 그러나 아론은 아니다. 그의 자손들은 제사장 가문이 되어 계속해서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출애굽기 4장 마지막 부분에서 모세를 대신한 아론의 활약은 어찌 보면 맥락에 맞지 않는다. 하나님으로부터 부름을 받아 이스라엘을 구원하러 애굽에 나타난 모세가 사람들 앞에 멋지게 등장해야 할 부분에서 아론이 오히려 부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본문을 아론이 이스라엘에서 얼마나 중요한 인물인지 드러나는 이야기가 출애굽 초반부 어딘가에 반드시 나타나야 한다는 입장에서 본다면 아론의 이적 이야기는 아주 적합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왜냐하면 모세는 너무 오래 애굽을 떠나 있었기 때문에 아론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하는 곳에서 그가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을 만한 이적을 행했다는 기록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럽게 보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야기할 것은 이스라엘 백성의 반복된 불신앙의 시작점이 출애굽기 4장 마지막 부분(사실상 출애굽 이야기의 맨 처음 부분)에 나타나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감정적이며 즉흥적이다. 신의 이적을 보면 신을 철저히 따를 것처럼 행동하지만 현실의 어려움이 생기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신을 불신한다. 출애굽 이야기의 시작부라 할 수 있는 출애굽기 4장 끝에 이적을 경험한 이스라엘이 즉흥적으로 신을 따르는 모습을 보여주는 첫 번째 장면이 등장하는 것은 후에 나타날 그들의 즉각적이고 감정적인 부정적 반응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함일 것이다. 

2. 아론에게 나타나신 야웨(출 4:27-28) 

야웨의 명령을 받고 애굽으로 떠난 모세는 광야에서 아론을 만난다. 야웨께서 모세가 도착하기도 전에 미리 아론에게 나타나셔서 광야에 나가 모세를 맞이하라고 하셨기 때문에 모세는 애굽에 혼자 들어가지 않고 아론의 도움을 받아 수월하게 입성할 수 있었다. 모세를 맞이하러 광야에 나가보라는 야웨의 명령을 받은 아론의 이야기는 그 과정까지 자세히 진술되어 있지는 않으나 모세조차도 잘 알지 못했던 야웨를 아론이 직접 만나 그의 계시대로 행동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아론이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암시하고 있다. 

3. 아론의 이적(출 4: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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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는 아론과 함께 이스라엘의 모든 장로들을 만나게 된다. 미디안에서 거의 평생을 살아온 모세가 직접 그들을 불러 모을 수 없었을 테니 이 일이 성사되기 위해 아론의 역할이 컸을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 장면에서 아론의 역할이 단지 중재자 역할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그는 진정한 지도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아론은 야웨께서 모세에게 무엇을 명령하셨는지를 장로들에게 직접 전한 후에 백성 앞에서 이적까지 행한다. 부르심을 받은 자는 모세이나 지금 이 장면에서 모든 것은 아론이 주도하고 있으며 심지어 이적까지 행하고 있다. 분명 모세보다 아론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장면이다. 조금 의아한 것은 이때 모세와 아론은 장로들을 불러 모은 것으로 되어 있으나 이적을 행한 것은 ‘백성’ 앞이라는 점이다. 얼핏 보면 모세와 아론은 장로들과 밀실에서 비밀회동을 한 것처럼 이해된다. 그러나 아론의 이적을 백성들이 보았다는 말로 보아 모세와 아론이 단지 장로들만 불러 모은 것은 아닌듯 하다. 처음부터 장로와 모든 백성들을 불러 모았다고 표현했다면 이런 오해가 없었겠지만 그냥 그럴 수도 있다고 여기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이다. 하지만 더욱 의아한 부분은 바로 아론이 이적을 행했다는 진술이다. 아론은 모세처럼 불타는 떨기나무에서 신의 음성을 들은 사람이 아니다. 그는 손에 문둥병이 걸렸다가 나은 경험도 없으며, 그가 던진 지팡이가 뱀으로 변한 적도 없다. 단지 야웨께서 모세에게 그런 이적을 보이셨다고 전해 듣기만 한 사람이다. 그런데 아론이 장로들 앞에서 모세가 어떤 사람인지 보일 수 있도록 판을 깔아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가 백성들 앞에서 모든 말을 대변하며 직접 이적까지 행했다는 것은 그의 위대함을 들어내려는 의도가 본문에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장면에서 아론은 어눌한 모세를 대신해서 말을 전해주기만 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출애굽 사건이 일어나는 데에 주도적 열할을 하는 지도자 그 자체로 보인다. 

4. 즉흥적인 백성들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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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론의 이적을 목격한 백성들은 모세와 아론을 믿고 따를 준비를 한다. 이때 백성들은 야웨께서 그들을 찾아 오셨다는 사실과 그들의 고난을 보고 계셨음(무시하지 않은셨음)을 알고 야웨를 경배하게 되었다. 모세의 갑작스런 귀환과 아론이 행한 이적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야웨를 신뢰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모세의 입장에서 이 모든 진행 과정은 순조롭기만 했다. 그러나 그가 앞으로 겪게될 일을 이미 알고 있는 대부분의 독자의 입장에서 이 장면은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느낄 큰 배신감의 시작일 뿐이다. 모세가 아론이 처음 바로의 앞에 서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내보내 달라고 요청하였을 때 바로는 그 말을 듣기는 커녕 오히려 이스라엘 백성들을 더 학대했다. 그러자 아론의 이적을 보고 야웨를 믿고 그에게 경배했던 백성들은 곧바로 돌변하여 모세와 아론에게 막말을 퍼붓는다. 야웨가 모세와 아론을 심판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출5:21). 눈에 보이는 이적을 보고 야웨를 따르겠다는 즉각적 반응을 보인 백성들은 바로가 더 많은 일을 시키며 그들을 괴롭히자 곧바로 모세와 아론을 비난하며 불신의 모습을 보이며, 앞으로의 모든 이야기에서 변함 없이 이런 반응을 반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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