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 4장 분석

Jordan River By Jean Housen – Own work, CC BY-SA 3.0

들어가는 말

출애굽기 14장의 홍해를 건넌 사건은 이스라엘이 애굽을 떠난 후 야웨께서 모세를 통하여 일으키신 엄청난 기적을 그리고 있다. 이 사건은 당연히 야웨의 힘을 보여 주고 있지만, 모세를 통하여 야웨가 역사하셨다는 면에서 모세의 지도력의 정당성을 보여 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여호수아 4장의 요단 강을 건넌 사건도 마찬가지 이다. 모세의 자리를 승계한 여호수아는 이스라엘을 이끌고 가나안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다시 한 번 ‘물’ 앞에 서게 되었고, 야웨께서는 모세에게 명령하셨던 것처럼 이번에는 여호수아에게 명령하시어 이적을 행하게 하신다. 백성들은 마른 땅을 건넜으며, 이를 통해 여호수아의 위상은 높아 졌고,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당당히 설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담은 여호수아 4장을 자세히 읽어 보면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어떤 면에서 그런지 분석을 해 보고 그 의미를 생각해 보자.

단락1: 여호수아 4장 1~9절

4장의 첫 부분은 당연히 3장의 마지막 부분과 연결된다. 3장에 따르면 여호수아의 명령을 따라 제사장들이 언약궤를 메고 요단 강에 발을 디뎠고, 그러자 강물이 멈춰 쌓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마른 땅을 건널 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서 여호수아 4장은 모든 백성이 요단을 건너기를 마쳤다는 말로 새로운 장을 시작한다. 4장 1~9절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모든 백성이 요단을 건넘
  • 각 지파에서 한 사람씩 다시 요단 동편의 제사장이 처음 발을 디뎠던 곳에 가서 열두 개의 돌을 가져와 요단 서편에서 유숙할 곳에 둠
  • 그 돌의 의미
    • (7절) 요단 물이 여호와의 언약궤 앞에서 끊어졌나니 곧 언약궤가 요단을 건널 때에 요단 물이 끊어졌으므로 이 돌들이 이스라엘 자손에게 영원히 기념이 되리라 
  • 그 돌들이 ‘오늘까지’ 거기에 있음–>’오늘’의 의미는 이 단락이 쓰여진 시기, 혹은 최종 편집이 이루어진 시기로 볼 수 있음
Jordan River by Own work,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단락2: 여호수아 4장 10~14절

앞선 단락에서 이스라엘은 모두 요단 강을 무사히 건넜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제사장들이 있던 곳의 돌 열두 개를 가져다가 돌탑을 쌓았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까지 여호수아로부터 설명을 들었다. 이로서 요단 강을 건넌 사건은 사실상 마무리가 되었다. 그런데 10절에서는 다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제사장들이 요단 동편에서 백성들이 강을 건너기를 기다리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 단락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제사장들이 요단 강가(개역개정에서는 ‘가운데’)에 궤를 메고 서 있었고 백성들은 마른 땅이 된 강을 신속히 건넘
  • 백성이 모두 건넌 후에 제사장들이 궤를 메고 마지막으로 요단을 건넘
    • 이때 르우벤, 갓, 므낫세의 반 지파의 남자들 4만 명 가량은 무장을 하고 가장 앞서 건넘
  • 이 일로 여호수아가 위대해 졌으며 마치 모세를 두려워했던 것처럼 백성들이 그를 두려워하게 됨

여호수아 4장 10~14절은 3장에서 나왔던 강 건너는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는데, 특별히 맨 앞에 요단 동편 지파의 군사들이 먼저 건넜다는 이야기와 맨 마지막에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이 건넜다는 부분을 자세히 이야기하고 있고, 여호수아가 이 사건으로 지도자의 위치를 굳건히 했다는 언급을 추가한다.

그외 다른 부분은 자세히 말하고 있지 않으며 특히 요단 동편에 제사장이 섰던 자리에서 돌을 가져다가 요단 서편에 세웠다는 말은 생략한다.

단락3: 여호수아 4장 15~18절

이 세 번째 단락은 백성들이 모두 요단을 건넌 후 제사장의 움직임을 자세히 전한다. 단락2에서 제사장이 마지막으로 요단을 건넌 사건이 이미 기술되었고, 그 이전에 단락1에서도 모든 사람들이 다 요단을 건넌 상황이 언급되었지만, 단락3은 시간을 다시 한 번 되돌려 백성들이 요단을 건넌 직후의 상황으로 돌아간다.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야웨께서 여호수아에게 명령을 하심: “증거궤를 멘 제사장들이 요단에서 올라오게 하라”
  • 여호수아가 제사장에게 명령함: “요단에서 올라오라”
  • 제사장들이 올라오자 요단 강물이 다시 흐르기 시작함

이 단락의 내용은 제사장이 강을 건너는 장면 묘사이므로 사실상 3장의 마지막 부분에서 4장 1절로 이어지는 사이에 들어가야 할 내용으로 보인다.

Photo by W. Robert Moore,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단락4: 여호수아 4장 19~24절

이 단락은 모든 인원이 요단을 건넌 후의 상황을 묘사하면서 시작한다. 그 때는 “첫째 달 십일”이었으며 장소는 길갈이었다. 그러니 시간 상으로는 4장 1절과 겹친다. 그래서 단락1에서 언급된 열두 개의 돌을 다시 언급하기도 하고, 그 의미도 다시 한 번 언급한다. 그 두 부분을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6 …… 후일에 너희의 자손들이 물어 이르되 이 돌들은 무슨 뜻이냐 하거든
7 그들에게 이르기를 요단 물이 여호와의 언약궤 앞에서 끊어졌나니 곧 언약궤가 요단을 건널 때에 요단 물이 끊어졌으므로 이 돌들이 이스라엘 자손에게 영원히 기념이 되리라 하라 하니라

21 …… 후일에 너희의 자손들이 그들의 아버지에게 묻기를 이 돌들은 무슨 뜻이니이까 하거든
22   너희는 너희의 자손들에게 알게 하여 이르기를 이스라엘이 마른 땅을 밟고 이 요단을 건넜음이라
23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요단 물을 너희 앞에서 마르게 하사 너희를 건너게 하신 것이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우리 앞에 홍해를 말리시고 우리를 건너게 하심과 같았나니
24   이는 땅의 모든 백성에게 여호와의 손이 강하신 것을 알게 하며 너희가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를 항상 경외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라

단락1에서 열두 돌의 의미 해설은 단락4의 해설에 비해 매우 간략하다. 그리고 내용도 근소하긴 하지만 차이를 보여 준다. 단락1은 야웨의 언약궤 앞에서 물이 ‘끊어졌음’을 언급하며 요단 동편에서 가져온 열두 개의 돌들은 이 사건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단락4에서는 물이 끊어진 것이 아니라 ‘마른게 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고, 그 돌들의 의미는 야웨께서 물을 마르게 하신 것이 마치 홍해를 마르게 하신 것과 같은 일이며 야웨는 그만큼 강하신 분이기에 이스라엘 자손들이 이를 알게 하여 야웨를 항상 경외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차이가 없는 것이 아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단락 1의 물에 대한 묘사가 ‘끊어짐’이라면 단락4의 묘사는 ‘마름’이다. 물이 마른 것은 물이 한 곳에 쌓여 바닥이 마른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물이 마른 것’이나 ‘물이 끊긴 것’이나 같은 의미일 수 있다. 그러나 수4:23의 표현(홍해 언급)을 함께 고려해 본다면 이 묘사의 차이는 실질적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출애굽기와 비교해 보자.

출애굽기에서 홍해가 갈라지는 사건에 대한 묘사도 여호수아에서와 같이 두 가지가 등장하는데, 하나는 물이 좌우에 벽이 되었다는 것이며(22, 29절–전통적으로 P자료로 여겨짐), 다른 하나는 밤새도록 동풍이 불어 물이 물러가고 마른 땅이 드러났다는 것(21절 특정 부분–전통적으로 J자료로 여겨짐)이다. 전통적인 오경의 문서가설에 따르면 이러한 묘사의 차이는 다른 자료에서 기인한 것이다. 물이 좌우에 벽이 되려면 바람이 한 방향에서 불어서는 안되며, 설령 그것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물이 벽이 될 정도의 거센 바람이 분다면 사람은 그곳을 건널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동풍이 밤새 불어 물이 물러가고 마른 바닥이 드러났다는 묘사와, 물이 초자연적으로 좌우에 벽이 되었다는 묘사는 서로 양립하기 어려운 진술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요단 강을 건넌 사건에도 이와 유사한 두 가지의 묘사가 등장하고 있다. 여호수아 3장에서는 요단 강을 무사히 건널 수 있었던 것은 물이 한 곳에서 멈춰 한 곳에 쌓이기 시작했고 결국 흐르던 물이 끊어져 바닥이 드러난 요단 강을 건널 수 있었다고 묘사한다. 물이 ‘한 곳에 쌓인 사건’과 출애굽기에서 물이 ‘벽’이 된 사건은 유사하다. 따라서 단락1은 출애굽기의 P자료와 연관이 있어 보인다. 여호수아 4장의 단락1은 이러한 네러티브를 이어받아 물이 ‘끊어졌음’을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단락4에서 요단 강의 물은 홍해의 물이 마른 것처럼 ‘마른 것’이었다. 즉 단락4는 출애굽기의 J자료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두 번째 차이는 열두 개의 돌의 의미에 대한 설명이다. 단락1의 설명은 기억 혹은 기념하는 것이라는 짧고 간결한 문구로 끝난다. 짧고 간결한 문체는 일반적으로 오경의 P자료의 특징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단락1에서 물이 한 곳에 쌓였다는 표현도 P자료와 연관성이 있을 수 있으므로 여기서도 단락1은 전체적으로 P자료와 연관성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단락4에서 설명은 단락1에 비해 훨씬 더 자세하며 길다: “이는 땅의 모든 백성에게 여호와의 손이 강하신 것을 알게 하며 너희가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를 항상 경외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라”. 이 표현은 ‘야웨의 강한 손’ 혹은 강한 능력을 자랑하며, 야웨 경외 사상으로 마무리되고 있는데, 이는 홍해 사건을 마무리하는 J자료의 표현, 즉 “이스라엘이 여호와께서 애굽 사람들에게 행하신 그 큰 능력(손)을 보았으므로 백성이 여호와를 경외하며 여호와와 그의 종 모세를 믿었더라”라는 표현과 매우 깊은 연관성을 보인다. 따라서 단락4는 오경의 J자료와 상당히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나가는 말

종합해 보면 여호수아 4장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단락2는 여호수아 3장의 요단 강을 건너는 이야기를 요약하여 말하고 있으며, 그런 점에서 시간의 흐름상 3장과 섞여 있어야 하거나, 4장 1절보다 앞서 나와야 한다. 이 단락은 특징적으로 요단 동편 지파가 무장하고 함께 건넜다는 점과 야웨의 힘이 아닌 여호수아의 지도력을 강조하고 있다.
  • 단락3은 모든 백성이 요단을 건넌 후 제사장의 움직임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4장 1절 직전에 나와야 한다.
  • 단락4는 단락1과 사건의 흐름이 겹치고 있다. 서로의 차이와 강조점은 위에 언급한 것처럼 출 14장의 홍해를 가르는 사건에서 J와 P자료의 차이 정도로 설명이 될 듯하다.

그래서 뭐: 이상으로 여호수아 4장의 이야기 흐름을 분석, 정리해 보았다. 여호수아서는 노트의 이론에 따르면 신명기를 서론으로 하는 역사서의 첫 본문이다(이 부분에 대한 글은 앞서 여러 개 올렸으므로 검색하여 알아 보기 바람). 그러나 위에서 본 것처럼 이 본문은 오경의 J와 P자료와 연관성을 보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오경에서 여호수아로 이어지는 네러티브의 흐름이 단순히 ‘오경’으로 완결된 책에 더하여 누군가가 추가로, 독자적으로 쓴 글이 아니라 오경의 내용 혹은 자료를 사용해 ‘이어 쓴’ 글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단편적인 예이긴 하지만 이런 증거들을 더 찾아 낼 수 있다면 소위 ‘육경’ 이론이 더 견고해 진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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