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씬/신 혹은 쉰 śîn/sin or šîn/shin

Excerpt

히브리어 자음 씬/신 혹은 쉰 śîn/sin or šîn/shin의 발음 설명
목차

이 번에 다룰 문자는 스물 한 번째 자음으로 두 가지 발음을 가진 특이한 문자입니다. 본래 모양은 한 가지인데 후에 마소라 학자라고 불리는 유대인 학자들이 이 자음이 두 가지로 발음된다는 것을 표시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미미한 차이이긴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두 개의 문자처럼 쓰이고 있는데요.

그 중 하나의 모양은 왼쪽에 구분점을 찍습니다. 발음이 /s/ 발음이기 때문에 /씬/이라고 하고요. 다른 하나의 모양은 오른쪽에 구분점을 찍습니다. 발음은 /sh/ 발음이기 때문에 /쉰/이라고 합니다.

첫 번째 소리 /씬/의 경우 보통 한글로는 ‘ㅅ’으로 표기하는데요. 실제로 발음할 때는 /ㅆ/에 훨씬 더 가깝습니다. 물론 엄밀히 말해서 한글의 된소리인 /ㅆ/과 똑 같은 소리는 아니지만 ㅅ보다는 ㅆ에 더 가깝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사탄’이라는 히브리어의 ‘사’의 ㅅ 자리에 ‘Sin’이 쓰였는데요. 이걸 우리는 ‘사탄’이라고 발음하지만 실제로는 ‘Sa-tan’이라고 발음해야 한다는 거죠. 그렇다고 ‘싸’ ‘탄’은 아닙니다. 하지만 /s/발음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사’는 분명히 아니라는 거죠.

다음 두 번째 소리 /쉰/의 경우는 발음은 당연히 sh로 발음하시면 되는데, 아쉽게도 한글로 표기할 수 있는 자음이 따로 없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알맞게 표기해야 합니다. 어떤 분들은 이 발음을 /슈/로 규정짓고 어떤 경우에도 모두 /슈/로 단순화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되면 발음에 왜곡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영어 발음 sh를 염두에 두고 상황에 맞게 한글로 표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샬롬’이란 말의 경우 ‘샤’의 ㅅ 자리에 쉰이 쓰였는데요. 이걸 /슈/로 발음해야 한다고 하면 /슈알롬/ 이런 식으로 발음하게 되겠죠. 조금 어색합니다.

‘스올’이란 말도 한 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음역의 경우는 마치 ‘신’이 첫 자음으로 쓰인 것 같은데요. 사실은 여기 ‘스’에 ‘쉰’이 쓰여 있습니다.

שְׁאֹל

그래서 한글로 발음을 옮겨 보자면 아마 ‘셰올’ 정도로 옮기는 것이 적절해 보이구요. ‘쉐올’ 도 가능한 음역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경우는 ‘슈에-올’을 축약한 소리라고 볼 수 있으니 ‘쉰’을 ‘슈’로 발음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라고 할 수 있겠네요.

토막 상식

발음을 알아 봤는데요. 지금 우리는 이 문자에 구분점을 다른 위치에 찍어서 발음을 구분하고 있죠.

그런데 이 구분은 본래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라 후대에 마소라 학자들에 의해 나뉘어 진 것이기 때문에 자음의 수를 헤아릴 때는 다른 두 개의 문자로 세지 않고, 전통을 따라 하나의 문자로 셉니다.

그러나 지금은 자음으로만 되어 있는 히브리어 본문을 보는 사람은 학자들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기 때문에 사실 상 두 개의 문자처럼 인식되고 있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거의 모든 히브리어 문법서들이 이 기호를 하나의 문자로 소개하고 발음만 나눠서 설명을 하기 때문에 여러분들도 이 문자를 한 개의 문자가 두 개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이해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래서 히브리어 문자는 총 스물 두(22) 개의 문자로 되어 있다고 하는 것이고, 제가 이 문자를 소개할 때 처음에 스물 한 번째 문자로 굳이 언급을 했던 겁니다.

아마 이 두 개의 소리를 왜 하나의 문자로 표기했을까에 대해서도 의아하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우리는 /s/ 발음과 /sh/발음을 명확히 다른 소리로 구분하기 때문에 이런 시스템이 좀 불편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으실 텐데요. 사실 /s/와 /sh/의 발음은 소리 자체가 다르게 들리는 것과는 달리 조음 위치는 매우 유사하고, 그만큼 소리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기 쉬운 발음이기 때문에 히브리어 문자에서 이 소리를 한 개의 문자로 표기한 것은 그렇게 이상한 것은 아닙니다.

예컨대 우리말에서도 ‘믿습니다’를 강하게 말하면 ‘밋~슙니다’처럼 발음하는 경우가 있고, 영어에서도 sugar는 /수가/로 발음하지 않고 shugar로 발음하죠. 그만큼 이 두 가지의 소리는 조음 위치가 가깝다는 것이고, 그래서 발음이 쉽게 옮겨 갈 수도 있기 때문에 히브리어에서 하나의 문자로 이 두 개의 소리를 표현한 것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상으로 영상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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