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렐루야가 뭔가요?

Excerpt

이 글은 히브리어 ‘할렐루야’의 의미를 히브리어를 모르는 사람에게 쉽게 풀어 설명한다. 특히 언어의 남성중심성과 관련하여 생각해 볼 점, 할렐루야와 알렐루야의 관계 등을 다룬다.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할렐루야라는 표현에 아주 익숙해 있을 것이다. 뜻도 잘 알려진대로 ‘하나님을 찬양하라’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말 자체를 원어로 알고 있는 사람은 성서히브리어를 공부하지 않은 사람 가운데 별로 없을 듯 하다. 하긴 꼭 이 말을 원어로 알 필요는 없다. 그러므로 이 글은 알아 둬도 별 쓸데 없지만 궁금하면 굳이 찾아서 알아 보는 잉여기독교인간들에게 바친다.

먼저 할렐루야라는 말의 히브리어글자 모양을 살펴보자

Hallelujah in Hebrew

위 그림에서 파악 할 수 있는 것들이 몇 개 있다.

  1. 우선 히브리어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는다.
  2. 할렐루야는 할렐루라는 말과 라는 두 단어로 되어 있는 합성어다.
  3. 까만 기호는 자음이고 빨간 기호들은 모음이다.
  4. 본래 히브리어는 모음 없이 자음만 쓰고 모음은 유추해서 읽어내야한다.
  5. 하지만 히브리어성서의 현대 판본들은 일반적으로 모음을 제공하고 있다.
  6. 할렐루야에서 ‘야’에 해당하는 말은 ya 혹은 ja로 (혹은 yah/jah) 표기하는데 이렇게 두가지 음역이 있는 이유는 알파벳을 사용하는 나라들 중 j를 영어의 으로 발음하지 않고 y같이 사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모양을 알아 보았으니 이제 글자의 뜻을 파악해 보자.

  1. 할렐루야에서 할렐루는 ‘찬양하다’라는 뜻의 히브리말, 할랄이라는 단어의 ‘강의형’ 2인칭 복수 남성 명령형이다. 무슨 말이냐…  여기서 강의란 의미를 강화하라는 것이다.
  2. 여기서 주의할 점은 히브리어 동사들 중 종종 기본형 용례가 없이 강의능동형이나 그 밖에 다른 형태들로만 쓰이는 단어들이 있는데 할랄이 바로 그예이다. 즉 할랄의 기본형은 조금 약하게 찬양하고 강의형은 강하게 찬양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냥 찬양하라는 것이다.
  3. 그리고 “야”에 해당하는 단어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의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 “야훼”의 줄임말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그러니까 할렐루야의 뜻은 ‘야훼를 찬양하라’가 된다.

이제 한 발자국 더 들어가 보자.

  1. 위에 언급한 것 처럼 할렐루야라는 용어는 2인칭 복수 남성 명령형이다. 문자적으로 따져보면 ‘너희 남자들은 야훼를 찬양하라’라고 번역할 수 있는 말이다.
  2. 물론 여기서 남성 복수형이 쓰였기 때문에 남자들만 찬양하라는 것은 아니다. 남성은 인간을 대표하는 의미로, 모든 사람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쓰였다.
  3. 미국을 포함한 상당히 많은 남성중심의 문화 혹은 가부장적 질서를 중시하는 문화권에서 남성은 인간을 대변하는 용어로 쓰고 있다. 영어에서 이런 예는 쉽게 찾을 수 있다. 가령 man은 남자를 가르키기도 하지만 문맥에 따라서 인간이란 표현이 되기도 하며 같은 맥락에서 mankind란 인류를 뜻하는 말이 된다.
  4. 여기서 우리가 눈치를 채게 되는 것은 성경이 바로 남성중심의 문화/가부장적 문화의 질서를 따르고 있는 문서라고 하는 점이다.
  5. 21세기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남성중심/가부장적 문화는 일종의 개혁의 대상이다. 내가 아는 한도에서 말하자면 미국의 진보적인 부류의 사람들이나 학계의 사람들 그리고 젊은 세대의 많은 사람들은 이미 man의 의미를 남성에 국한시켜서 사용하고 있으며 남녀를 포함하는 인간의 개념으로 더 이상 쓰지 않는다. 그래서 포괄적 의미의 man을 대체하기 위해 wo/men이나 men and women으로 쓰고 대명사의 경우도 과거에는 his로 통합해서 쓰던 것을 his or her와 같은 식으로 풀어서 쓴다. mankin의 경우 human race나 humankind로 쓰기도 한다.

여기서 끝내긴 아쉬우니 한 걸음 더 들어가 보자.

  1. 나는 sola scriptura라는 슬로건을 중시하는 기독교인들 가운데 성경이 너무 중요한 나머지 성경 형성의 토양이 되었던 고대의 문화까지도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진 사람들을 본적이 있다. 성경이 남성중심으로 쓰여졌으면 그것 조차도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이다. 이런 사고 방식은 분명 현대의 문화적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
  2. 이렇게 두 개의 가치가 상충될 때 기독교인으로서 우리는 어떤 판단을 할 것인가? 정답은 정해져 있지 않다. 단순히 시대의 흐름을 따르는 것이 늘 옳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성경이 기록하고 있는 부분이라면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도 아니다.
  3. 가령 인류는 지금까지 역사상 수 많은 실수를 통해서 모든 인간 한 사람 한 사람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인정받고 기본적으로 차별받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라는 생각에 도달했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의 명령이라는 미명하에 사람을 죽이거나 특정 집단의 사람을 모임에서 제외시키거나 더러운 존재로 규정하거나 하고 있다. 과연 무엇이 더 하나님의 뜻에 가까울까? 나는 한 인간을 존엄하게 여기는 것이 하나님 보시기에 더 옳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4. 같은 맥락에서 나는 남성중심/가부장적 문화를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 이 문화는 힘의 원리가 지배적이었던, 척박했던 생존환경에서 자연스럽게 발달한 상당히 넓은 지역에서 두루 나타나는 문화일 것이다. 이 문화는 그 나름의 윤리의식이 있으며 우리의 생존에 기여를 했다. 그러나 모든 시스템이 그렇듯 완벽한 시스템은 아닌 것이고 여러가지 부작용을 나타냈다. 이런 문제들을 인식한 지금, 이제 우리는 그런 부분을 보완해 나가야하는 중요한 숙제를 떠안고 있다. 이런 시대적 요구가 있는데 우리 기독교인들은 성경을 부분적으로 발췌하여 문자적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구시대의 유물을 계속해서 사용하여야 할까? 평등하고 차별이 없는 사회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문화는 옳은 방향으로 잘 흐르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다면 기독교 또한 이 시대의 흐름에 지혜롭게 편승해야 하지 않을까?
  5. 물론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야 하는 것도 많다. 이미 지겹도록 들은 많은 가르침들을 여기서 또 반복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여 그 부분까지 설교를 늘어놓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튼 성경의 가르침은 중요하다.

기왕 여기까지 왔으니 딱 한 걸음만 더 들어가 보자. 할렐루야는 뭐고 알렐루야는 뭔가?

할렐루야는 위에서 본 대로 히브리어다. 알렐루야할렐루야가 그리스어 음역을 거쳐 라틴어화 된 결과다. 자세한 이야기는 조금 아래서 하기로 하고, 내가 이 말을 꼭 여기서 꺼내는 이유를 먼저 얘기하고 싶다. 나는 예전에 알렐루야가 할렐루야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 분은 알렐루야에 알렐이라는 말이 들어 있기 때문에 알라신과 관련이 있는 말이고 따라서 기독교인들이 쓰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고 했다. 참으로 신박한 아이디어다. 하지만 이제 그 논란(?)을 종식시켜보자. 할렐루야의 그리스어 음역은 아래와 같다.

Alleluia in Greek
  1. 그리스어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는다.
  2. 그리스어 알파벳을 다 알필요는 없지다. 여기서 딱 봐도 알 수 있는 것은 영어의 A와 그리스어의 A는 같은 모양이다. 한글의 ㅅ을 위아래로 길게 늘려 놓은 것 같은 기호는 영어의 L에 해당하는 소리를 내며 영어의 n을 길게 늘여뜨린 것 같은 기호는 ㅔ소리를 낸다.
  3. 아무튼 희안하게도 할렐루야의 그리스어 음역은 A로 시작한다. 그리스어에는 영어의 H에 대항하는 자음이 없다.
  4. 여기서 맨 앞에 빨간 표시된 빨간 기호에 주목하라. 처음에 보이는 작은 따옴표 처럼 생긴 것은 그리스어의 숨표로 소리를 A에 추가해준다. 그 바로 옆에 오른쪽 사선으로 그어진 작은 기호는 강세표시다.
  5. 즉 그리스어의 음역에서 할렐루야에 해당하는 음절은 소리가 나는 숨표와 알파벳 A로 되어 있다.
  6. 그런데 라틴어를 사용했던 중세 가톨릭의 종교인들은 이 그리스어 음역을 라틴어화하여 사용했는데 아쉽게도 라틴어에는 그리스어에서처럼 소리를 내는 숨표가 없다. 그런 이유로 결과적으로 할렐루야에서 ㅎ소리가 탈락한 알렐루야가 생겨난 것이다. 알라를 찬양하기 위함이 아니라…

신학생을 위한 부록:

히브리어를 배우는 신학생들이 알았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 할렐루야의 히브리어를 기본 음절 법칙을 따라 읽어 보자. 단모음 다음에 오는 셰와무성셰와다. 따라서 첫 번째 라메드 아래 셰와는 발음이 없이 음절만 끊어 주는 역할을 한다. 즉 Ha-Le-Lu가 아니라 Hal-Lu처럼 읽는다. 그런데 여기서 추가로 알아두어야 할 사항은 할렐루야의 경우처럼 반복되는 같은 자음 사이에 낀 셰와는 일반적으로 무성셰와로 처리하는 경우라도 자음을 쉽게 읽고 명확하게 구분하도록 유성셰와로 읽으려는 경향이 생기기 때문에 불명료모음e가 살아나  Ha-Le-Lu처럼 음절을 끊어 발음한다.

3 thoughts on “할렐루야가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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