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양, 아사셀, 광야의 악령

지난 글에서는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귀신 혹은 악령과 관련한 히브리어 ‘사이르’와 ‘릴리트’에 대해이야기 했다. 이 글은 또 하나의 ‘귀신’과 연관된 히브리어 어휘에 대한 것이다.

Louis Le Breton,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아사셀‘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를 속하기 위해 신께 바치는 제물로 흔히 ‘아사셀 염소‘라고 부르거나 ‘희생양‘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예수님이 ‘세상 죄를 지고 가는 어린 양‘이라고 불렸기 때문에 속죄 제물은 ‘‘이라는 선입견이 있다. 하지만 레위기의 율법에 속죄 제물로 지정된 짐승은 ‘아사셀‘ 즉 염소다. 관련 구절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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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의 귀신/악령/Demon

왼쪽: Aiwok, CC BY-SA 3.0, via Wikimedia Commons: 날개와 새의 발톱을 가진 여성의 모습을 한 이 조각이 ‘릴리트’와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는 학자가 있으나 확실하지 않음; 오른쪽: Eliphas Levi,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Baphomet으로 불리는 염소 귀신.

신약성경에는 예수께서 귀신(영문 번역에서 흔히 demon)을 쫓아내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하지만 구약성경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구약성경에는 귀신이 등장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구약성경에도 드물긴 하지만 귀신과 유사한 존재를 언급하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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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의 천사, 말아크, 그리고 말아키(말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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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역개정의 구약성경에 ‘천사‘가 처음 등장하는 본문은 소돔과 고모라 사건이 기록된 창 19장이다. 여기서 ‘천사‘로 번역된 히브리어 원문은 ‘말아크‘인데, 사실 이 단어가 구약성경에서 처음 등장하는 곳은 창 16:7이다. 이 본문은 사라의 학대를 피하여 도망친 하갈이 광야에서 ‘여호와(야웨)의 사자(使者)‘를 만나 다시 돌아가라는 지시를 받는 장면을 묘사한다.

히브리어 ‘말아크‘란 말은 하나님이 보낸 존재를 의미할 때 개역개정에서는 주로 ‘사자‘로 번역되어 있으며 종종 ‘천사‘라는 말로도 표현되어 있다. ‘사자'(使者)심부름 ‘사’에 놈 ‘자’를 쓴다. 즉 심부름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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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웨인가 엘인가?

El Elyon

The Most High

Pexels에서 Pixabay님의 사진에 글자를 더함

히브리어 ‘엘’은 일반명사로는 ‘‘이라는 뜻이다(조금 더 명확히는 divinity라는 뜻. 즉 포괄적 의미의 신성). 또한 엘은 잘 알려진 것처럼 이스라엘의 ‘신’을 지칭하는 명사로 빈번히 사용된다. 보다 일반적으로는 엘로힘이 쓰이긴 하지만 ‘엘’ 역시도 이스라엘의 ‘신’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엘로힘이 ‘하나님/하느님‘이라는 용어로 번역된 것처럼 ‘엘’도 ‘하나님’으로 번역되어 있다는 것이다(혹은 그렇게 이해된다). 예컨대 창 33:20의 ‘엘, 엘로헤 이스라엘‘이란 표현은 ‘하나님, 이스라엘의 하나님‘이란 뜻이며, 엘과 엘로힘(‘엘로헤’는 엘로힘의 변형으로 다른 단어와 연결될 때의 형태)이 모두 등장했고 모두 ‘하나님’으로 이해/번역된다(*참고: 하나님과 하느님의 차이에 대해서는 여기를 보라). 이런 이유로 한국의 개신교인들은 ‘신’을 주로 ‘하나님’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런데 이스라엘의 신/하나님/엘/엘로힘의 공식 명칭은 야웨다(야웨가 여호와가 된 경위에 대하여는 여기를 보라). 이것이 구약성경이 밝히는 신의 공식 명칭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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