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게쉬 포르테(dagesh forte)
히브리어 각 자음의 발음을 익히기 앞서 먼저 ‘다게쉬‘ 혹은 ‘강점‘에 대해 공부하겠습니다. ‘다게쉬‘ 그러니까 ‘강점‘은 마소라 기호 중 하나이고요. ‘강점‘이란 말 대로 문자의 한 가운데에 점을 찍어 표시를 합니다. 이렇게 점이 찍힌 문자들은 그 발음을 중복하게 되는데요. 그래서 어떤 분들은 이 점을 ‘중복점‘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저는 이 점을 주로 ‘경강점‘이라고 부르고요. 이렇게 서로 번역 용어가 다른 경우 번역어 대신 원서에서 주로 쓰는 표현을 쓰는 것이 더 편리할 수도 있습니다. 영어권 히브리어 문법서에서는 경강점 혹은 중복점을 주로 dagesh forte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b라는 히브리어가 있는데, 여기에 다게쉬 포르테를 찍는다면 그것은 b를 두 번 중복해서 발음하라는 의미가 된다는 겁니다.
다게쉬 레네(dagesh lene)
그런데 다게쉬의 기능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 부분이 좀 어려우니까 집중해서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히브리어 자음 중 어떤 자음들은 두 개의 발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의 기호가 두 개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은 아니고, 단지 그 자음이 음운현상을 겪게 되면 다르게 소리가 나기도 한다라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예를 들어 한글로 ‘기독교’라고 쓰면 우리는 그것을 ‘기독꾜’라고 읽죠. 이것은 자음 ㄱ이 ㄱ과 ㄲ 두 개의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말의 발음이 그러한 음운현상을 겪기 때문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히브리어의 어떤 자음들은 두 가지로 발음이 되는데 이것은 그 자음이 두 가지 기능을 해서가 아니라 음운현상이 나타날 때 두 가지로 발음되는 겁니다. 그리고 이 음운현상은 강한 발음이 약해지는 방식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예를 들면 ‘베트’는 본래 b와 유사한 발음이데 음운현상을 겪게 되면 v처럼 소리가 난다는 말입니다.
우리의 상식으로 이 두 자음은 그냥 서로 다른 소리이지만 유대인들에게 이 소리들은 하나의 자음으로 표기할 수 있는 강하거나 약한 소리였다고 본 것 같습니다.
이런 자음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강한 발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에 따라 그 강한 자음이 약해기지도 한다는 거죠. 말하자면 원래 b라고 강하게 발음되는 자음이 경우에 따라 v라고 약하게 발음되기도 한다는 겁니다. 강하고 약하고의 기준은 소리를 낼 때 공기를 더 많이 섞어서 소리를 내면 약한 발음이라고 히브리어에서는 인식을 합니다. 그러니까 b는 강한 소리가 되고, 숨을 더 섞어서 소리를 내는 v는 더 약한 소리가 됩니다.
정리하면, 두 개의 소리를 가진 자음들의 경우 기본 소리는 강한 소리이고, 변한 소리는 약한 소리가 됩니다.
자 여기서부터 좀 헷갈리는 부분이 나오니까 집중해 보시기 바랍니다. 한 자음이 본래 강한 소리를 가지고 있는데, 때에 따라 약해진다고 하면, 우리는 본래 소리가 날 때는 그 자음의 기본 형태를 쓰고, 변한 소리가 날 때는 다른 기호를 추가해서 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하죠. 그런데 마소라 학자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이미 다게쉬라는 기호를 만들었기 때문에, 그리고 그 기호를 강하게 발음해야 한다는 표시로 쓰기로 했기 때문에 굳이 약하게 발음되는 경우를 위해서 다른 기호를 추가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본래 강한 소리가 나지만 경우에 따라 약하게도 발음되는 기호들의 경우에, 기본 소리인 강한 소리를 낼 때는 언제나 다게쉬를 찍게 되었습니다. 그 경우 아까 말씀 드린, 소리를 중복하라는 의미의 다게쉬 포르테 혹은 경강점과 구분하기 위해서 다게쉬 레네(dagesh lene) 혹은 연강점이라고 부릅니다. 강점은 강점인데 경강점보다는 약하다고 해서 ‘연강점’이라고 번역을 했습니다.
그리고 약한 소리가 날 때마다 그 다게쉬를 빼기로 한 거죠.
아직 익숙하지 않으시겠지만 히브리어 자음 ‘베트’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히브리어 ‘베트’ 두 개의 소리르 가지고 있고, 본래 강한 소리를 갖습니다. 그리고 경우 따라서 약하게 소리가 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평소에 본래 발음을 낼 때 연강점을 찍어 줍니다. 그러다가 부드럽게 소리를 내야 할 때는 그 점을 빼줍니다.
그런데 이 자음을 더 강하게 발음해야 하는 경우도 있겠죠? 그 경우는 다게쉬 포르테, 경강점을 붙여야 합니다. 하지만 다게쉬 포르테와 레네는 기호가 같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구분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을 구분하는 방법은 나중에 다시 학습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우선 지금은 강점의 개념에 대해서 이해하고 넘어간다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정리
• 마소라 학자들은 강한 소리를 표시하기 위해서 ‘다게쉬’라는 기호를 만들었다. 그것을 우리는 ‘강점’이라고도 부른다.
• 일반적으로 특정 자음을 두 번 발음할 때 그 점을 찍는데, 그 점을 우리는 다게쉬 포르테, 경강점, 혹은 중복점이라고 부른다.
• 그런데 이 다게쉬는 또 하나의 기능이 있다. 바로 다게쉬 레네, 혹은 연강점이다.
• 히브리어 자음 중 여섯 개의 자음이 본래 강한 소리를 가지고 있는데, 그 자음들은 경우에 따라 기음이 섞인 부드러운 소리로 발음하게 된다.
• 이 여섯 개의 자음들이 본래의 강한 소리를 낸다고 표시하기 위해서강점을 찍는데, 그 경우 이를 다게쉬 레네라고 한다.
• 그러다가 어떤 이유로 약한 소리가 날 때는 그 다게쉬를 뺀다.
다게쉬의 용법이 직관적이지 않아 헷갈릴 수 있습니다. 강점의 개념을 잘 기억해 두시면 앞으로 자음 발음 설명을 들으실 때 도움이 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