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의 특징과 위험성
1. 교주의 신격화: 교주는 곧 신이기 때문에 신도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사이비 신도들은 세뇌를 당하여 교주에 의해 완전히 통제되면서도 그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2. 황국주(사이비 목록 5번)로부터 시작된 성적 타락과 학대
사이비 신도들은 신적 존재가 요구하는 성행위를 거부할 수 없다. 피가름 교리에 따르면 성행위는 구원을 받기 위한 행동이다. 이성적 사고가 마비된 상태에서 사이비 신도들은 보통 성적 자기 결정권을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신과 같은 교주의 말이라면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고 느끼기 때문에 보편적 윤리 기준도 무너져 있다. 때문에 성적 타락과 학대가 동시에 일어나게 된다.
3. 일상 포기
사이비 종교는 교주를 신격화하고 종말론을 통해 위기 의식을 심어 주어 교주가 마음 대로 신도들을 통제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이비에 빠진 사람들은 지금 당장 구원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에 학교, 직장, 결혼 생활, 가정 생활 등 구원과 무관한 다른 일에 신경쓸 겨를이 없다고 느껴 오직 종교에 몰두한다. 집단이 요구하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서슴치 않는다. 기독교를 혐오하는 사람들은 정통 기독교 교단들이나 사이비나 똑같이 나쁘다고 비판하기도 하는데, 이는 사이비의 해악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고 하는 소리다. 나는 누구나 기독교를 정당하게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기독교에 대해 지나치게 편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기독교가 한국 사회의 곳곳에서 행하고 있는 선행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 보기를 바란다. 사이비 종교는 그야말로 ‘파괴’ 그 자체이다.
4. 비진리: 같거나 유사한 교리
자신의 교주를 신으로 여기는 신도들은 한국 사이비 종파들이 하나의 뿌리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아래 [한국의 사이비] 목록을 보면 알 수 있음). 자신이 신봉하는 교리는 오직 자신의 교주에게만 주어진 유일한 계시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지인들의 강력한 대처로 이단 상담을 받게 되어 다른 사이비 종파의 교리 책을 보게 되면 그들의 믿음이 깨지기 시작하고 상식을 서서히 회복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이단 상담사들은 다른 사이비 종파의 교리 책(예컨대 통일교)을 보여 주고 자신의 교리(신천지)가 맞느냐고 물어 본 후, 사실 그 책은 다른 사이비의 교리라는 것을 알려 준다. 이때 그들은 아무도 알 수 없는 자신들만의 성경 해석을 사이비 교주들도 이미 알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게 된다. 예컨대 신천지 신도는 통일교가 사이비라고 생각하는데 자신의 교리가 통일교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유일한 계시로 믿던 자신의 교리가 다른 사이비에서 활용되는 교리라는 사실은 사이비에 빠진 사람들이 스스로의 믿음에 대해 회의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한국의 사이비
1. 이순화의 정도교(1917): 신령 역사를 통해 등장
2. ‘남방여왕’이라는 익명의 여인(1920년대): 여호와의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등장
3. 새주파의 김성도(1923): 신령 체험을 통해 한반도에 재림 예수가 오신다는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
• 이때부터 교주로 등장하는 자들은 스스로를 구원자라 주장하며 교세를 확장한다
4. 백남주: 김성도의 영향을 받아 분립한 사이비 교주
5. 황국주(1931): 목가름/피가름/영체교환 사상 + 육신영생신앙
• 목가름이란 예수의 목(머리)을 교주 황국주의 목(머리)에 붙였다는 말로, 쉽게 말해서 자신이 예수가 되었다는 말이다. 다음은 황국주가 가르치는 ‘목가름’ 사상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내가 기도 중에 예수가 내 목을 떼고 예수의 머리로 가라 부치어 머리도 예수의 머리, 피도 예수의 피, 마음도 예수의 마음, 이적도 예수의 이적, 전부 예수화하였다”(출처: 기독교포털뉴스)
• 피가름이란 피가 깨끗해 져야 구원을 받는다는 교리로 예수가 된 황국주와 성관계를 통해 피가 나눠진다는 교리이며 따라서 혼음 행위를 정당화하게 된다.
• 영체교환은 피가름과 같은 교리로 성관계를 통해 육체를 영체로, 즉 타락하고 더러운 몸을 정결한 몸(영체)으로 교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 육신영생사상은 더로운 몸이 없어지고 영적인 몸, 정결한 몸을 입게 되었으니 그 몸으로 영생한다는 교리이다.
6. 정득은: 황국주의 영향으로 출현했으며 피가름 교리로 크게 성공한 사이비 교주. 말년에 임질 매독으로 고통받음
7. 백남주의 제자 김백문:
• 영적 현상에 집중하던 기존 사이비들이 3년을 넘겨 지속되지 못하는 것을 보고 교리의 뒷받침을 중시하기 시작한 자
신천지로 이어지는 사이비 교리의 기초가 마련됨
8. 문선명과 박태선의 출현(1945): 정득은과 성관계를 통해 영체교환을 이룸
• 문선명은 통일교를 박태선은 신앙촌(천부교)을 창립
• 신앙촌 상회는 서울에 156곳, 전국에 300여 곳이 성업 중
• 맥콜 지분의 92%가 통일교
9. 유재열의 장막성전의 등장(1966): 박태선의 영향–>신천지로 발전
• 신천지의 이만희는 처음에 박태선의 신앙촌 출신이었으나 후에 유재열의 영향을 받아 장막성전으로 들어옴
• 유재열과 결별한 이만희는 유재열을 ‘배교자’로 낙인찍고 자신이 유일하게 계시를 받은 구원자라고 주장하며 신천지를 조성(1984)
10. 조희성의 영생교(1980): 박태선의 영향
• 최순실의 아버지 최태민이 만든 종교는 영세교이며, 영생교는 박태선의 시대가 끝났음을 주장하며 시작함
11. 정명석의 애천교회 (1980): 넷플릭스의 ‘나는 신이다’라는 다큐멘터리의 가장 처음 등장하는 사이비 교주; 이후의 사이비는 넷플릭스를 참고
• 강간과 강제 추행, 폭행과 협박으로 10년 실형을 선고 받고 2018년에 출소. 기독교 단체인 줄 알고 학교 선배를 따라 모임에 갔다가 정명석에게 강간당한 뒤, 그곳에 갇혀 몇 년 동안을 억지로 정명석의 성 노리개로 살았던 여대생의 글도 있음.
덧붙이는 말
넷플릭스를 통해 다시 한 번 회자되고 있는 정명석(JMS), 오대양의 박순자, 그와 연루되어 있어 보이는 구원파 유병언, 아가 동산의 김기순, 만민 교회의 이재록 등의 교주들을 따르는 신도들은 분명 어리석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내가 지금 정통 교단에서 안전하게 신앙 생활을 하고 있으니 나는 그러한 어리석음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고 안심하지 말았으면 한다. 사이비에 빠진 사람들 대부분은 우리와 함께 같은 교회에서 정을 나누며 신앙 생활하던 사람들이다. 우리도 스스로에 대해 점검해 보지 않으면 언제 어떻게 사이비에 빠져 인생을 망칠지 아무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사이비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세한 이야기는 사이비 시리즈(2)에서 풀어보기로 하고 여기서는 간단히 언급해 보겠다. 먼저 자신의 신앙이 혹여 반지성주의에 기반한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보아야 하며, 만일 그렇다면 반지성주의의 굴레에서 반드시 벗어나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믿음’은 확증 편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확증 편향은 이성적 사고를 가로막기 때문이다. 역설적인 말이지만 옳바른 믿음은 적절한 회의적 사유를 통해 자신을 점검해야 가질 수 있다.
나아가 성경이 고대의 세계관, 지식, 상식, 윤리 의식 등을 반영하고 있는 ‘고대의 문헌’임도 받아들여야 한다. 다시 말해서 성경에 기록된 내용이 ‘왜’ 그렇게 기록되었는지를 역사적 맥락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사이비에 빠지지 않으려면 성서학적 소양이 중요하다. 성서학은 이성적으로 성경 본문을 분석하고 그 의미를 밝히려고 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성서학에 익숙해지면 반지성주의적 현혹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성서학적 소양은 ‘영적 해석’이니 ‘계시’니 하는 끼워맞추기식 성경 해석과 현혹하는 소리가 그야말로 헛소리임을 매우 쉽게 감지하게 하는 능력을 길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