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시리즈(2-2): 당신도 사이비에 빠질 수 있다

Excerpt

사이비 시리즈 두 번째 글이 길어져 세 개로 나눕니다. 이 글은 그 중 두 번째 글의 두 번째 글로 신앙이 반지성주의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다룹니다.

3. 반지성주의적 신앙의 문제

소위 신앙이 투철한 사람들은 누군가가 상식선에서 제기하는 성경에 대한 ‘의혹’을 불신앙으로 여긴다. 그들에게는 성경에 태양이 멈췄다고 쓰여 있으면 그것을 믿어야 그게 진짜 신앙이다. 나아가 목회자들이 비이성적 관점에서 해석한 설교를 들어도 그것이 문제인지 잘 모른다. 그리고 비판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생각도 하지 못한다. 설교를 비판적으로 듣는 것 자체를 하나님의 말씀에 도전하는 행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비이성적인 것이라도 무조건 믿어야 교회에서는 ‘신앙심이 좋다’고 인정받는 경향이 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기독교인들은 우매화되곤 한다. 생각해 보라. 코로나가 막 퍼지기 시작했던 지난 2020년 초에 얼마나 많은 기독교인들이 신앙이라는 미명 아래 믿음으로 코로나 병균을 이겨낼 수 있다고 떵떵거렸던가! 그들은 자신의 목사를 따라 코로나 따위를 두려워 하는 사람은 치료자이신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없는 것이라고 말하며 ‘믿음으로’ 현장 대면 예배를 강행했다.

대표적으로 방역 조치를 무시하고 예배를 드렸던 모 교회는 1000명이 넘는 확진자를 양산하며 신천지에 이은 제2차대유행을 일으키기도 했다(기사). 어떤 교회는 입장하는 모든 신도들에게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리는 어처구니 없는 행동을 하기도 했으며, 분무기를 입에 너무 가까이 댄 덕분에 43명 가량이 집단으로 감염되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기사).

이런 사건들로 인해 당시 개신교는 신천지 집단 감염 사태 후로 신천지 못지 않은 감염 발원지로 지목되었고, 비난을 받았다. 이렇게 기독교인들은 비이성적 사고나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신앙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비이성적 행동을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고 확증 편향에 빠진 채 그릇된 일을 합리화하는 현상은 사이비에 빠져있는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사이비 교주의 출현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반지성주의, 확증 편향, 자기 합리화를 신앙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풍토 때문이다.

3.1 사이비에 빠지는 과정

반지성주의적 믿음을 신앙과 동일시하는 사람들은 특별한 ‘영적 지도자'(알고 보니 교주)를 소개 받으면 자신도 모르게 그 사람에게 빠지게 된다. 사이비는 처음부터 받아들이기 부담스러운 교리로 사람을 현혹시키지 않는다. 그들은 기독교인들이 궁금해 할 법한 질문들을 가지고 말문을 튼 후 정통 교리와 사이비 교리를 교묘하게 섞어 그럴 듯한 해석을 알려 주는 방식으로 신뢰를 쌓는다. 성경 이야기이다보니 열심히 신앙 생활을 하는 사람일 수록 그들의 성경 해석에 더 관심을 갖는다.

그들은 성경이 비유와 상징으로 봉인이 되어 있어서 이를 풀어서 설명을 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리고 성경의 문구들이 현대 사회에(특히 한국에서) 어떻게 성취되었는지 설명한다. 또 앞으로 성경이 어떻게 성취될지 설명한다. 성경을 그럴듯한 사건과 연결지어 현혹시키는 것이다.

가랑비에 온몸이 젖듯이 어느덧 사이비 교리에 경계심을 허물고 관심을 갖게 된다. 그러다 한 번 신뢰를 갖게 되면 얼토당토않은 교리도 다 믿게 된다. 그중 가장 큰 문제는 교주가 바로 마지막 메시아, 곧 신이라는 믿음이다.

이미 사이비 해석에 솔깃하게 된 사람은 자기가 새롭게 접한 모든 성경 해석을 사이비 교주가 신으로부터 직접 계시받은 것이라는 거짓말을 믿게 되고, 그 교주를 신처럼 따르게 된다. 확증 편향에 빠져 판단력이 흐려지고 교주가 하는 말은 무엇이든 옳게, 그를 비판하는 자는 무엇이든 악하고 그릇되게 보기 시작한다. 완전히 세뇌된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나는 절대 그렇게 어리석지 않아’라고 확신하지 말아야 한다. 종교적 믿음을 가진 사람은 그 믿음에 대해서만큼은 대부분 반지성적이며 확증 편향에 빠져 있고, 그것을 합리화하는 데 익숙해 있다.

신앙이라는 미명 아래 지성과 결별한 사람은 스스로를 사이비와 같은 큰 위험과 악에 노출시키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들은 거꾸로 된 세상을 살게 될 수 있다. 심지어 타인에게 해악을 끼치는 일도 저지를 수 있다. 특히 사이비 신도의 경우 급기야 그 교주가 요구하는, 상식적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까지도 자행하게 된다. 그런 일은 일상 포기, 폭력, 성적 타락/학대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문제는 정통 교단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자기도 모르게 그런 사이비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종교를 가진 사람만 그럴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다음 포스트에서는 그 부분에 대해 말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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