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은 결혼하여 레아로부터 첫 네 아들을 갖게된다. 창 29:31에 따르면 하나님은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레아를 불쌍히 여겨 그의 태를 먼저 여셨다–엄밀히 말해서 이 구절의 히브리어 본문(마소라 본문)은 레아가 미움을 받았다고 기록한다(‘미워하다'(שנא)라는 동사의 수동태가 쓰여있음).
첫째 아들의 이름은 르우벤이다. 레아는 남편에게 미움을 받았지만 사랑을 받았던 라헬보다 먼저 아이를 낳았고 이를 하나님이 자기 괴로움을 ‘보셨다’는 징표로 이해했다. 그리하여 ‘보다’라는 동사 라아(ראה)를 사용하여 ‘르우’+’벤'(아들)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야곱이 그의 외삼촌 라반의 집에 도착하여 한 달쯤 지났을 때였다. 라반은 야곱에게 아무 대가를 주지 않고 일을 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계속 이런 식으로 부려 먹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는지 야곱에게 품삯을 정하자고 제안했다. 이때 야곱은 그가 첫눈에 보고 반했던 라반의 둘째 딸 라헬과 결혼하는 것으로 7년 품삯을 대신하겠다고 답했다. 라반은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지만 야곱의 제안이 파격적이어서 쉽게 그 제안에 동의했고, 야곱은 7년이라는 긴 세월을 라헬을 얻기 위해 라반을 위해 일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라반의 욕심은 그정도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야곱이 사랑에 눈이 먼 남자라는 사실을 이용하면 그의 두 딸을 이용해 7년이 아니라 14년까지도 무급으로 일을 시킬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약속한 7년이 지난 후 결혼식 때 라반은 약속했던 라헬이 아닌 레아를 야곱에게 주었다. 지난 7년간 언급하지 않았던 지역의 풍습을 들먹이며 레아를 먼저 줄 수밖에 없다고 둘러댔다. 그리고는 7년을 더 일을 하면 라헬도 주겠다고 새로운 계약을 제안했다. 야곱은 라헬을 위해 지난 7년을 견뎌왔기 때문에 그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 결국 야곱은 라반의 꾀에 넘어가 라헬을 얻기 위해 14년을 무급으로 일을 하게 되었다.
우리가 성경의 이야기나 인물에 대해서 아는 것은 읽어서 습득한 지식보다 설교자나 성경공부를 통해 들어서 알게된 지식이 더 많다. 그래서 막상 성경을 읽어 보면 의외의 사실을 종종 발견하는데, 라헬이 목자였다는 사실도 아마 그런 의외의 사실일 것이다. 오늘은 심심풀이로 라헬의 의외의 모습에 대해서 한 번 써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