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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어 자음 ṭêth는 ḥêth와 마찬가지로 ‘강세음‘입니다.
‘강세음‘은 비교 대상이 되는 보통 소리가 있고, 그에 비해 더 강한 소리로 발음한다고 할 수 있는데요.
ṭêth의 경우 ṭ라는 기호를 통해 유추할 수 있는 것처럼 ‘강세음‘이 아닌 평범한 발음은 영문자 t이며 한글 자음으로는 ㅌ 정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ṭêth의 ṭ는 t의 강세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t의 강세음은 도대체 뭐냐? 비록 제한된 경험 밖에 없지만 제가 들어 본 ṭêth의 소리는 ㄸ에 가까운 ㅌ입니다. 분명한 것은 이 소리는 영문자 t나 한글 자음 ㅌ은 아닙니다. 얼핏 들으면 그냥 ㄸ처럼 들리지만 엄밀히 말해 ㄸ하고도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ㄸ소리에 ㅌ이 조금이라도 섞인 소리를 내야 ṭêth의 소리를 흉내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컨대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라는 창세기의 창조 이야기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토브‘(좋다)라는 단어를 유대인의 낭독으로 들어보면 거의 ‘또브‘에 가까운 소리로 들리지만 그렇다고 한글로 ‘또‘라고 분명하고 확실하게 ‘경음‘을 내는 것처럼 들리지는 않습니다. 말하자면 이 두 소리를 적절히 섞어서 내야 ṭêth의 발음이 된다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제 개인적인 소견에 한국인들은 이 소리를 구현하기 좀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이구요. 그냥 본인이 가능한 수준에서 노력은 하되, 잘 안되면 그냥 ㅌ 혹은 t 로 발음하거나 아니면 ㄸ으로 발음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히브리어로 의사소통을 할 것이 아니라 단지 히브리어 성경 본문을 적당히 읽을 수 있는 정도면 되기 때문에 발음에 완벽을 기하려고 집착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알아 둘 것이 있는데요. 나중에 다시 설명을 하게 되겠지만 ṭêth는 강세음이기 때문에, 이에 비교되는 평범한 t발음 혹은 ㅌ발음을 가진 자음이 있다는 것을 상식적으로 짐작할 수가 있습니다. 그 문자가 뭐냐하면, 바로 히브리어의 마지막 자음인 ‘타브‘라는 문자입니다.
그런데 참 헷갈리게도 실제로 ‘타브‘가 들어간 단어들을 유대인의 낭독으로 들어보면 실제로 ṭêth의 발음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의 ㄸ에 가까운 ㅌ으로 발음합니다.
예를 들어서 율법을 의미하는 ‘토라‘라는 단어의 첫 자음이 바로 ‘타브‘인데요. 우리는 흔히 이 단어를 ‘토라‘라고 음역하지만, 제가 들어본 바로 어떤 유대인들은 이 단어를 거의 ‘또라‘에 가깝게 발음합니다. 이 역시도 ṭêth와 마찬가지로 확실한 ‘경음‘으로서의 ‘또‘라고 발음하는 것은 아니고 아주 약간 t 소리가 들리기 때문에 한글 ㄸ보다는 부드럽게 들리지만 그렇다고 t처럼 들리지는 않습니다.
종합해 보면, 테트와 타브의 소리는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하다는 것이구요. 둘 모두 ㄸ처럼 들리지만 ㄸ보다는 더 부드러운 소리다… 라는 정도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