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마당] 전도서 연구 동향

Excerpt

구약의 대부분이 그렇지만 특히 전도서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격렬한 논쟁을 일으킨 책이다. 심지어 책의 제목부터 시작하여 책의 심도 있는 내용에 이르기까지 학자들은 매우 상반된 견해를 보이며 대립해 왔다. 그중에서 이 글이 다뤘던 부분은 이 글의 저작 연대와 내용상 드러나 있는 모순에 대한 것이다.
성서마당 128호

성서마당 128호

전도서 연구 동향

– 기독 연대와 본문 내의 모순을 중심으로 –

한국성서학 연구소, 『성서마당』 128호, 2018년 겨울호에 실린 저의 글을 소개합니다. 이 글은 제가 박사학위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후 청탁을 받아 기고했습니다. 저는 전도서의 모순을 주제로 논문을 쓴 바 있습니다. 제 논문은 Brill 출판사의 소개 사이트에서 대략적인 것을 보시 수 있고, 구글북에서 미리보기 하실 수 있습니다. 

성서마당에 실린 저의 “전도서 연구 동향”은 2018년에 출판된 것으로 최신 연구 동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큰 틀에서 어떻게 연구 동향이 움직여 왔는지 주로 언급했기 때문에 저의 글을 보시면 연구하시는 데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글 요약은 다음과 같습니다.

구약의 대부분이 그렇지만 특히 전도서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격렬한 논쟁을 일으킨 책이다. 심지어 책의 제목부터 시작하여 책의 심도 있는 내용에 이르기까지 학자들은 매우 상반된 견해를 보이며 대립해 왔다. 그중에서 이 글이 다뤘던 부분은 이 글의 저작 연대와 내용상 드러나 있는 모순에 대한 것이다.

전도서는 표면적으로 통일 왕국의 왕이었던 솔로몬이 썼음을 암시하지만 이 관점은 이미 16세기의 종교개혁가 루터가 부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래서 언제 쓰였다는 말인가”라는 질문에는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다. 전도서에 쓰인 히브리어의 특징이 매우 후대의 것으로 여겨지곤 했는데, 꽤 많은 학자들은 페르시아 시대 이후의 것으로 보았고 더러는 그 이전이라고 보았다.

페르시아 시대 이후로 보는 학자들은 다시 페르시아 시대와 헬라 시대로 나뉘어 졌고, 그중 헬라 시대를 지지하는 학자들이 많았다. 그리고 헬라 시대를 지지하는 학자들은 다시 기원전 3세기로부터 기원전 2세기 혹은 그 이후의 시기까지도 주장했다. 전도서의 언어 특징을 근거로 하여 전도서 기록 연대를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매우 전문적인 영역이므로 여기서 심도 있게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결론만 말하자면 현재 가장 유력한 시기로 제시된 시기는 기원전 3세기이며 조금 더 넓게 보면 기원전 500년에서 200년 사이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전도서에 다양한 모순이 존재한다는 것을 부정하는 학자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 모순을 대하는 관점이나 이해하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며, 이에 따라 전도서에 내포된 의미에 대한 이해도 그만큼 다양해 졌다. 특히 20세기까지 모더니즘의 기조 아래 ‘모순’은 처리해야 할 문제로 여겨졌는데, 이에 따라 전도서의 특정 관점을 취사선택하는 류의 해석이 나타났다. 그 결과 학자들의 해석에 ‘모순’이 나타나게 되었다. 코헬렛의 모순 중 특정 발언, 예컨대 온건하고 보수적 관점과 진보적이고 극단적 관점을 그의 진심으로 보게 될 때 누군가는 온건한 관점을 다른 누군가는 진보적 관점을 코헬렛이 의도한 바라고 여기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21세기에 접어들면서 해석학적 태도가 변했다. 모더니즘의 한계를 인식한 학자들은 포스트모던의 시대에 맞는 해석학적 인식의 틀을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따라서 전도서의 모순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해석이 나타났다. 나의 논문을 개정증보하여 2018년에 Brill을 통해 출판한 Reanimating Qohelet’s Contradictory Voices는 그런 흐름에 편승해 있다. 나는 바흐친의 대화주의라는 개념을 차용하여 코헬렛의 모순된 의식을 그의 시대의 복잡한 담론 세계에서 매우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는 보편적 의식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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