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코헬렛이 누구야?

Excerpt

구약성경 중 ‘전도서’는 책의 화자를 번역자가 ‘전도자’로 이해하여 붙인 명칭이다. 그러나 한국 기독교에서 ‘전도’라는 표현이나 혹은 ‘전도사’라는 표현이 가진 보편적인 의미와 이 책의 내용을 고려해 보면 ‘전도자’라는 표현이나 ‘전도서’라는 표현은 그리 적절하지 않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이 글은 ‘전도서’의 명칭이 왜 생겨났는지 그리고 어떤 대안 명칭이 있는지 소개한다.
1. 코헬렛은 히브리어성서에 있는 전도서라는 책의 주인공이다. 대한성서공회에서 발행한 전도서의 우리말 번역에서 “코헬렛”은 주로 “전도자”로 표현하고 있으며 “설교자”라는 표현도 볼 수 있다. 우리말 성경에서 이 책의 제목을 “전도서”로 지은 것은 과거 이 글의 번역자들이 주인공의 호칭을 “전도자”로 이해했기 때문인데 이 본문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전도자” 혹은 “전도서”라는 단어가 이 난해하고 복잡한 본문과 그 주인공을 적절히 나타내는 말이 아님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eccl chapter 1 in hebrew
2. 사실 이 책의 주인공과 이 책의 이름을 둘러싼 문제는 우리말 성경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가령 영문성경에서 이 책은 Ecclesiastes로 불리우며 주인공의 호칭은 오래된 영문 성경들에서는 주로 “preacher”로 번역을 한다. 비교적 최근 번역들에 “teacher”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코헬렛은 본래 히브리말로 קהל (카할)의 여성 단수 분사 형태인 קהלת (코헬렛)을 음역한 말이다. 그런데 이 단어의 의미가 불명료한 탓에 고대 그리스어 번역가들은 그나마 뜻을 알고 있는 קהל (카할)이라는 동사가 가진 “to assemble”이라는 뜻에 착안하여 “코헬렛”이 “집회” 혹은 “모임”과 관련이 있는 말이라고 여겼고 결국 그런 뜻을 가진 그리스어 말 에클레시아 (εκκλησια)에서 파생된 “a member of assembly”라는 뜻을 가진 여성형 명사, 에클레시아스테스 (Εκκλησιασής)로 번역하였다. 그리고 중세시대를 거쳐 이 그리스어역은 라틴어화되었으며 대부분의 영문성경에서 “Ecclesiastes”로 자리잡게된 계기가 되었다. 즉, 에클레시아스테스라는 말은, 비록 오역이긴 하지만, 코헬렛이란 인물과 이 책의 그리스식 이름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번역은 종교 개혁자 루터에 의해 (아마도 처음으로) 우리말 “설교자”에 해당하는 “der Prediger”라는 번역으로 이어졌으며 이로 인해 영어권 번역에서도 “the Preacher”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하였다.
3. 그러나 코헬렛이라는 히브리말은 현재까지 알려진 히브리어로 쓰여진 문헌 가운데 오로지 이 책에만 등장하기 때문에 실제로 이 단어가 당시에 어떤 의미로 사용된 것인지 알 수 없다. 또 처음에 지적한 대로 현재 사용하고 종교집회의 지도자라고 할 수 있는 “설교자”라던가 혹은 어떤 집회를 선전하고 불러 모으는 “전도자”라는 표현은 이 책의 특징을 적절하게 드러내지 못한 오역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이유로 영문 번역중 하나인 Jewish Publication Society (JPS)에서 발간한 Tanakh역에서는 이 책의 제목과 그 주인공의 이름을 “Koheleth”이라고 그대로 음역을 하였으며 같은 이유로 나는 우리말 성경을 통해 흔히 알려진 “전도자”라는 표현 대신 “코헬렛”이라는 선호한다.
church sketch

3 thoughts on “도대체 코헬렛이 누구야?”

  1. Pingback: 솔로몬인가 코헬렛인가? – unofficial bi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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